신은 정말 우리를 위해 존재하는가?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 by 재주소녀

이문열 작가의 초기작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에 사람의 아들을 읽게 되었다.

 

신학대학을 다니던 주인공 민요섭이 한 기도원 근처에서 살해된 채로 발견된다.

이 사건을 수사하게 된 남 경사는 민요섭의 행적을 좇으면서 누구보다 신실하던 그가 신앙에 회의를 갖고 방랑한 것을 알게되고, 그가 남긴 노트를 찾는다. 민요섭이 쓴 노트에는 예수와 동시대 인물이자, 민요섭처럼 신의 존재 의미를 의심하는 아하스 페르츠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아하스 페르츠는 기독교를 시작으로 이집트 다신교, 메소포타이마, 바빌로이나 종교, 조로아스터교, 인도의 종교 등 우리를 위한 신을 찾아 방랑하다가 결국 처음으로 돌아와 사람의 아들인 예수를 만나 그를 설득하지만 실패한다. 민요섭 역시 그를 따르는 청년 조동팔과 함께 지금 이 순간의 구원을 지향하는 새로운 종교를 구상했지만 이내 이를 포기하고 기독교로 귀의하게 된다.

 

우리가 익히 들어온 신은 정말 존재하는가?’에서 더 나아가

 

신은 과연 우리를 위해 존재하는가, 신을 위해 존재하는가?

우리를 위해 존재한다면 왜이리도 고통 속에 괴로워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인가?

 

머나먼 구원의 날을 위해 다수의 사람들이 죄인이 되고, 희생하는 것보다

오늘 도움이 절실한 한 사람을 더 돕는 것이 낫지 않은가?

 

이것이 이 작품을 둘러싼 주제인 듯 하다.

 

고대의 거의 모든 종교와 수천 명의 신을 아우르는 이문열 작가의 내공에 존경을 표한다.

비교적 최근작인 <황제를 위하여>에서는 정감록을 바탕으로 한 계룡산 정 진인을 주인공으로 한국 신종교의 모습과 근현대사를 자연스럽게 녹여 주무르는 데서 감탄을 느꼈다. 


이문열 작가의 정치성향과 발언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표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작가는 역시 작품으로 평가해야 하며, 그런 거부감으로 인해 그의 작품을 읽어보지도 않고 무조건 매도하는 것은 문제인 것 같다. 지식의 내공을 바탕으로 한 문학세계를 보면, 그를 세계문학에 견줄 우리나라의 대작가로 인정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문열 작가는 유능한 해외 에이전트와 함께 해외 판권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시인>을 비롯 다수의 작품들이 10개국 이상에서 번역 및 출판되었다.

김삿갓의 이야기인 <시인>이 동양의 이국적인 정서로 매력을 어필한다면,

서양의 종교에 관한 정통 서사인 <사람의 아들>이야말로 더욱 폭넒게 세계인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이 아닌가 한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