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멕시코 과달라하라도서전 이모저모 by 재주소녀


첫 해외출장으로 멕시코 과달라하라 국제도서전, 일명 FIL(La Feria Internacional del Libro de Guadalajara)에 다녀왔다.
과달라하라도서전은 매년 60만명이 넘는 인파가 다녀가는 중남미 및 스페인어권에서 가장 큰 도서전으로 올해 제 25회째를 맞았다.
비즈니스 거래도 활발하지만, 특히 문학 분야가 강한 전통이 있어서 가르시아 마르께스, 옥타비오 파스 등 유수 작가들이 즐겨 방문하고, 일반인 대상 강연회를 연다. 또 행사 내내 콘서트, 영화 상영 등이 끊이지 않는 중남미의 큰 문화축제이기도 하다.

FIL이 열리는 Expo Guadalajara, 우리나라의 코엑스 같은 곳이다.
주변에는 Hilton, Westin 같은 큰 호텔들이 자리잡고 있다.


FIL 2011은 11월 26일(토)부터 12월 4일(일)까지 9일간 열렸다.
사진은 26일에 있었던 개막식 현장.
저 중에 이번 도서전의 메인 작가이자 역대 노벨상 수상자인 바르가스 요사와 헤르타 뮐러도 있었다는데, 난 몰랐음.ㅎㅎㅎ
개막식과 도서전이 주관하는 문학상 시상식이 함께 열린다. 돌아가면서 스피치를 하는데, 분위기는 시끌벅적 유쾌하다!


여기는 국내관과 국제관 사이, 딱 전시장 중앙에 있는 카페테리아,
타코 등 여러가지 멕시코 스낵들을 파는데, 난 먹어보진 못했다.

한국관 부스 풍경들.
많은 출판사가 참가하진 않았지만, 한국관 부스의 인기는 꽤 좋다!
특히 스페인어 번역도서와 어린이 그림책에 대한 관심이 높은편.


전시장의 여러 풍경들.
올해도 총 60만명의 방문객, 43개국 1900여개의 출판사가 과달라하라도서전을 찾았다고 한다.


내년 주빈국은 파블로 네루다의 고향, 칠레!
기대된다!


오랜만에 만난, 아름다운 음악영화 <치코와 리타> by 재주소녀

<피아니스트의 전설>, <말할 수 없는 비밀>,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과 같은
아름다운 음악영화의 계보를 이을만한 영화가 나왔다.

2차대전 이후 쿠바음악의 전성기를 배경으로 두 젊은 남녀 뮤지션의 사랑이야기가 펼쳐지는 애니메이션 영화 <치코와 리타>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스페인의 거장 페르난도 트루에바 감독이 연출한 <치코와 리타>는 올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도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자체로 아름다운 음악영화이자, 아름다운 영화음악이 시종 흐르는 이 영화는 영화제의 분위기와 너무나도 잘 어울렸을 것 같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지금, 청풍 호반이나 자동차극장 같은 야외에서 이 영화를 본다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의 애니메이션판이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여기에 가슴 절절한 러브스토리가 그림으로 입혀져 더욱 아름답게 다가온다.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에서 꿈바이 세군도 할아버지와 오마라 할머니의 Veinte anos, 이브라힘 할아버지의 Silencio와 같은 노래에 감동 받았던 분들에게 이 영화를 꼭 추천한다. 

영화를 보고나서 어떤 일본소설에 나온다는 이 구절이 생각났다.
"정말 마음에 든 사람끼리는 숨바꼭질을 한다. 하지만 타이밍은 좀처럼 맞지 않는다"

올 하반기에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는데, 꼭 다시 봐야겠다.
추석에 만난 Havana night 덕분에 나는 또 설레는 꿈을 품어보게 되었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읽다가 by 재주소녀


6위 삼미 슈퍼스타즈: 평범한 삶
5위 롯데 자이언츠: 꽤 노력한 삶
4위 해태 타이거즈: 무진장 노력한 삶
3위 MBC 청룡: 눈코 뜰 새 없이 노력한 삶
2위 삼성 라이온즈: 지랄에 가까울 정도로 노력한 삶
1위 OB 베어스: 결국 허리가 부러져 못 일어날 만큼 노력한 삶

(...)

아무리 봐도 3위와 4위가 그럭저럭 평범한 삶처럼 보이고 6위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최하위의 삶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것이 프로의 세계다. 평범하게 살면 치욕을 겪고, 꽤 노력을 해도 부끄럽긴 마찬가지고, 무진장, 눈코 뜰 새 없이 노력해봐야 할 만큼 한 거고, 지랄에 가까운 노력을 해야 '좀 하는데'라는 소리를 듣고, 결국 허리가 부러져 못 일어날 만큼의 노력을 해야 '잘하는데'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꽤 이상한 일이긴 해도 원래 프로의 세계는 이런 것이라고 하니까.

p. 126~127



그렇다. 우리가 이상한게 아니다.
그렇다. 우리가 뒤쳐진게 아니다!

'나'의 삶을 살 수 있다면, 꼭 '프로'가 될 필요가 있을까?
더구나 '프로'라는 것이 사회가 만들어놓은 허상에 불과하다면 말이다.

박민규 작가의 <삼미슈퍼스타즈의 영원한 팬클럽>은
평범한 삶을 '실패!'라고 단정짓는 사회에 '그게 뭘 어쨌길래?'라고 유쾌하게 반문해주는 소설이다.
나는 소설을 그리 즐겨읽지 않았는데, 이 작품을 읽으면서 소설이 그저 허구로 꾸며낸 이야기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의 말처럼 글은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변하게 하는가보다. 
글 쓰는 일이 그냥 행복하다는 이 작가 덕분에 나도 행복에 다가가는 법을 한 수 배우게 된 것 같다.

오랜만에 책장의 끝을 보게 해준 술술~ 읽히는 이 소설!
프로야구 300만 관중의 시대에 한번 읽어봄직한 책이 아닐지?


늦겨울에 <만추>를 만나다 by 재주소녀

보러가는 도중에 내기를 했다.
만추의 뜻이 '늦가을'(晩)인지, 아님 '꽉 찬(?) 가을'(滿)인지에 대하여
정답은 Late Autumn이라는 영화의 영문명으로 알 수 있었다.
고로 내가 이겼다.

늦겨울의 <만추> 관람.

개봉소식에 기대를 좀 했다.

<시크릿가든>을 한번도 보지 않은 나는 작금의 '현빈앓이'에도 비켜서 있었고, 오리지널 <만추>의 내용도 몰랐기 때문이다.
단지 그 이유는 탕웨이가 나온다는 것.

탕웨이는 눈부시게 아름답다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참 고혹적인, 여자가 봐도 묘한 매력이 있는 배우다.
게다가 <색, 계>로 세계를 매료시킨 이후, 그 두번째 영화가 만추라니.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만추>는 탕웨이 혼자 찍었다는 것이 내 감상평이다. 
그녀는 살짝 헝클어진 머리에 버버리코트만 걸쳐도 여전히 너무 아름다웠다.
현빈은 영화의 감정선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서 좀 아쉬웠다.
오. 그리고 왕징으로 나오는 배우. 한국인이라는데 내 기준에선 현빈보다 멋졌다.

흐린 날씨가 만들어내는 풍경, 영화의 분위기는 마음에 들었지만
<만추>는 좀 어이없이 웃게하는 영화였다.

그 웃음의 포인트는 포크를 부르짖는 현빈과
시애틀 오리버스?ㅋㅋ 꼭 타보고싶습니다!!


2011년의 첫 포스팅. by 재주소녀

새해 첫 휴가는 달콤하나, 역시 바람 같이 지나가버린다.
그래도 이게 어딘가!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주말을 보낼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한다.

그동안 블로그에 너무 신경을 못썼다.ㅠ
일기도 한 달에 한번 쓸까말까고,
사건 많은 하루하루를 살고 있음에도 기록하지 못하고 흘려보내는 것에 아쉬워한지 몇 달 되었다.

포스팅하고 싶은 주제는.
1. 힘 들이지 않고 열창하는 가수. 신통방통한 루시드폴의 크리스마스이브 콘서트 감상평!
2. 2010년의 기록
3. 2011년 계획
4. 독서나 영화 감상 후 감상평 짧게라도. (그리고 독서는 좀더 많이!)
+ 5. 시일이 좀 지났으나, 이내 가슴 쾅쾅 거리게 해주었던 '상그레 플라멩카' 공연 관람기!

일단 이정도 이다.

올해는 정말이지 김지운 감독이 말한 '예민하지만 게으른 족속'에서 벗어나고 싶다. 

생각하는대로 사는 2011년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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